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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여행] 마르크부르그(Markburg)성 <700년을 간직한 고성> - 2010. Feb. 본문

여행 그리고 풍경/독일 마르크부르크 성

[독일여행] 마르크부르그(Markburg)성 <700년을 간직한 고성> - 2010. Feb.

beergle 2013. 8. 8. 01:34

라인강을 따라 '코블렌츠'(Koblenz)로 가다보면 고즈넉히 우리를 내려다보는 성 하나를 보실 수 있습니다. 

Braubach 지역을 내려다보고 있는 이 성의 이름은 Markburg 입니다. 


Markburg (Source : Markburg.de)


마르크부르그 성은 700년동안 거의 훼손되지 않은, 그래서 중세의 원형을 그대로 볼 수 있는 성입니다. 유네스코 문화유산으로 지정되었죠. 


독일 성 중, 뒤에 'burg'가 붙으면 전쟁을 위해 만들어진 성이라고 합니다.(들은 이야기라서 틀렸으면 지적해주세요~) 

마르크부르그 성 또한 전쟁을 위해 만들어진 구조와 흔적이 역력합니다.


마르크부르그 성은 프랑크푸르트에서 라인강을 따라 북서쪽으로 쭉 오시면 있답니다~



코블렌츠는 라인강과 모젤강이 만나는 지점입니다. 두 강이 만나는 지점에는 멋지지만 뭔가 외로운 거대한 마뉴먼트(Monument)가 있지요. 이건 나중에 보여드리구요.


코블렌츠 가기 바로 전, Braubach라는 중세의 원형을 그대로 간직한 작은 마을이 있습니다. 바로 이 곳에 마르크부르그 성이 있습니다.



저 멀리 마르크부르그 성이 모습을 드러냅니다. 사진에서 왼쪽에 성이 보이는 이유는 제가 코블렌츠에 갔다가 돌아오는 길이어서 그렇습니다. 


프랑크푸르크에서 오시면 오른쪽에 보이세요.



Braubach에 들어오셨다는 노란색 표지판이 보이네요~



자~ 이제 성을 향해 올라가봅니다~ 



Braubach는 고즈넉하고 조용하고 아름다운 도시였습니다. 

나중에 보여드리겠지만...동네 식당에서 먹은 독일 정통식은...정말 최고였습니다.


성으로 들어가니 오래된 성문이 보입니다.



지나가 볼까요~ 

위 사진의 게이트는 첫번째 게이트로 다리로 연결되어 있습니다. 마르크부르그 성에는 총 4개의 게이트를 통해 들어가게 되어 있어요.






반지의 제왕에서나 볼 법한 그런 성의 내부가 우리를 반기네요~





이 곳은 두번째 게이트 입니다. 이곳에서 티켓을 구입할 수 있구요, 독어와 영어 투어 가이드도 있습니다. 성을 단독으로 들어갈 수는 있지만, 가이드와 함께 가는 것이 훨씬 낫습니다. 부족한 영어에도 불구하구요. 투어할 사람들이 모이면 가이드와 함께 가는 것이 좋습니다. 


영문으로 된 가이드지를 받을 수 있습니다. 이날도 저희 뿐만 아니라 일본과 유럽에서 온 몇몇 관광객들이 있었습니다. 




성벽 넘어서는 라인강과 Braubach 마을이 보입니다. 초겨울이라 좀 스산해보이네요~




또 다시 성의 입구로 들어갑니다~ 단단하게 생겼죠?



오래된 흔적이 남아있는 성의 모습. 




게이트가 또 있지요? 이 곳은 네번째 게이트 입니다. 

세번째 게이트는 동영상으로만 찍고 사진을 안찍었네요~


아까도 말씀드렸지만 이 성은 전쟁을 위해 만들어 진 곳입니다.

두꺼운 벽의 모습이 보이시나요? 

전쟁을 대비하여 벽의 두께를 아주 두껍게 했습니다. 왠만한 포격에도 끄덕없게 말이죠.


성 곳곳에는 대표와 화살 등을 쏠 수 있도록 하는 공간들이 많이 있습니다.






전쟁에 대비해서 설치해 논 대포들입니다. 1589년에 만들어진 곳이에요.

대포는 성으로 진입하는 지역 및 라인강을 향하고 있어요. 또한 대포 외에 소총이나 화살을 배치할 수 있는 곳들이 곳곳에 있습니다.


대포는 6파운드와 12파운드 짜리가 있구요. 사정거리는 1,000미터에 달했다고 합니다. 



강과 진입로를 향해 있는 성의 탑 부분입니다. 이 곳은 전쟁을 위해 만들어진 성이에요~



대포가 있는 곳에서 바라 본 라인강의 전경입니다~






이 곳은 아마....화장실이라고 기억하는거 같은 거 같은데...아마 그럴 겁니다...ㅋㅋ 

위에서 싸면 밑에서 치운다고...^^;;


드러운 이야기 그만하고 이제 와인을 저장하던 곳으로 가볼까요~




실제 와인을 저장하던 베럴입니다. 물론 맥주도 저장했겠죠~

이 곳은 성을 본격적으로 탐방하기 바로 직전 둘러볼 수 있답니다. 


이제 쭉 성안을 둘러보죠~



주방의 모습입니다. 



식사를 하던 식탁도 있고, 아궁이도 보이구요. 





중세시대의 모습이 그대로 보존되고 있습니다~



흠...쫌 무시무시???



각종 그릇류와 소세지를 재현한 모습도 보이네요~



위의 것은 아마 난로일 거에요~ 



이건 하수구인거 같아요~ 밑에 물을 버리게 되어 있고, 아마 밑에는 화단이....








물레도 보이네요. 어떤 공주가 저 물레에 손을 찔려서 푹~~~ 잤다면서요?




이 상자 집에 가져가고 싶네...




침실입니다. 그런데 뭔가 좀 이상하지 않나요?

침대가 쫌 작습니다. 얘네들은 등치도 엄청 큰데 왜이렇게 침대를 작게 만들었을까요?


이유는 바로 전쟁 때문입니다. 이 곳의 성주는 언제 적들이 쳐들어올지 몰라 많이 불안했다고 합니다.

편히 몸을 침대에 뉘울 수가 없던 게지요. 대부분 배게에 몸을 기댄채, 반쯤 앉은 상태로 잠을 잤다고 하네요.


우리 왕들도 언제 자객들이 올지 몰라, 편히 잠을 못잤다고 하는데... 높은 자리가 꼭 좋은 것만은 아닌듯요~ ㅋ








이 곳은!!! 모두 예상하시겠지만 화장실 입니다~~!!

여기서 볼일을 보면 밑으로 쭉 내려가 치우게 되는 거죠. 더럽....다구요!!

뭐 사람 사는게 똑같지, 먹고 자고 싸고....킁~




진정한 엔틱풍 의자네요~




체스를 두던 곳~




무슨 금고인가...




연회장입니다~ 이 곳에 모여 파티도 열고 음식도 같이 먹고 했겠지요~



다음 방은 예배당입니다.



성의 입구와 천장에 종종 저런 문양이 보이는데, 이건 각 귀족 가문의 문양입니다. 

마르크부르그 성 또한 시대에 따라 여러 귀족이 바뀌었어요.





성모 마리아이겠지요?






예배당에는 카톨릭을 묘사하는 오래된 그림들이 있습니다.


이제 좁은 통로를 통해 Rhien wing 이라 불리는 곳으로 가볼께요~



뚜벅 뚜벅 뚜벅...








물레 및 방직기가 있고, 여러 도구들이 있는 방이 나옵니다. 성안을 수리하고 보수할 수 있는 장비같은 것이 있는 방이에요.



그리고 그 옆에는 중세시대 기사들의 유품을 모아놓은 방이 있답니다.

이 곳은 개인 소장품들을 기부받아 만들어 놓은 방입니다. 기원전 600년 부터 서기 1500년까지의 기사들이 사용하던 장비가 전시되어 있는 곳이지요. 


굉장히 역사적 가치가 깊고, 소중한 것들이라고 합니다.



가이드 누님이 직접 투구를 들고 계시네요. 원하시면...써볼 수도 있다능~






엄청 덥고...무거웠겠죠. 그래서 과거의 중세 기사들은 따로 옷을 입혀주는 하인이 있었습니다. 





정조대(?)와 창...뭔가 묘하게 연관이 있는....ㅋ




뭔가 연관이 있어...창과 정조대...뚫고 싶으나 뚫지 못하는...


이제 쫌 무시무시한 곳으로 가보죠. 영화에 보면 그런 곳 있잖아요. 

성의 지하에 있는 감옥이나...그런 곳...피비린내 나는 그런 곳....









그죠? 자꾸 지하로 가는게...



그림 보세요...무시무시 하잖아요...

저 위에 누군가는 사람의 몸에 말뚝을 박고 있고, 밑에 있는 사람은 두손을 묶인 채 끌려가고 있고... 중앙에는 칼로 목을 치는 듯한 그림...


이 그림은 바로 고문실에 있는 그림입니다.













사람 몸을 구속하는 '칼'도 있고, 십자 고문대도 있고, 무시무시한 여러 도구들이 많이 보입니다. 

기본적으로 적들을 고문하기도 했고, 평화로운 시대에에는 성은 감옥으로 사용되기도 했습니다. 중세시대에는 그리스 로마시대보다 문화적으로나 기술적으로 더 퇴보한 시대이기도 했지요.


밑의 그림을 보세요. 



사람을 고문하는 모습을 그린 그림입니다. 젤 끔찍한 건, 모형 말 속에 사람을 넣고 태우는 거...


이제 밖으로 나옵니다~








대장간이 있네요.









영화에서나 보던 그런 모습을 실제 보실 수 있어요. 이제 진짜 밖으로 나와 투어가 끝납니다.











700년의 역사를 고스란히 간직한 고성을 보는 느낌은 정말 색다른 경험이었습니다. 인간이 지나온 삶에 대해서도 한번 더 생각하게 되고, 역사에 대해서 왠지 경건하게 되는...


우리나라의 오래된 절이나 궁전, 유적지에 가서도 똑같이 느끼는 감정을 이 곳에서도 느꼈어요. 

항상 치열했을 그 시대의 인간의 모습. 


누군가의 이득을 위해, 뭔지 모르는 목적을 위해 끊임없이 싸워야 했던 인간의 역사. 

500년 전, 이 성의 주인은 무슨 생각을 하고 어떻게 살았을까요...? 

지나고 나면 남는 건 흔적뿐인데, 아둥바둥 남을 해치며 사는 삶이 과연 옳은 것인지...


실존적인 고민들이 항상 이런 오래된 유적지에 가면 들 곤 하네요...



이제 성 아래로 내려와 식당을 찾습니다. 레스토랑에 대한 정보가 없어, 그냥 맛있어 보이는 곳을 찾아봅니다~



중세시대의 모습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네요~




그러다, 열쇠가 보이는 곳을 찾았습니다. 


맥주 포스팅에서 말씀드렸듯이, 이런 간판은 과거에 글을 못읽는 사람을 위한 일종의 '표식'입니다. 

열쇠는 이 레스토랑의 상징이라면, 옆에 있는 와인잔은 이 곳이 술을 파는 곳이라는 의미이겠죠~



독일풍의 오래된 인테리어에~




와인이 빠질 수 없겠죠~ 당연히 리슬링 품종~ 스파츠레제면 따봉이죠~




맥주는 요즘 우리나라에서도 쉽게 마실 수 있는 에딩거 헤페 바이젠입니다. 


그리고 음식이...





이름은 모르겠지만, 독일식 전통 요리... 

정말...진짜로...진짜로...진짜로... 맛이었어요...

독일 요리에 빠지지 않는 감자는 얼마나 고소하고 맛나던지...짭잘한 소스와 지역 산지 재료로 만든 음식은 사람을 행복하게 만들더라구요.


우연히 찾아들어간 곳이지만, 너무 기분좋게 먹고 나왔습니다. 나중에 가게 되면 꼭 다시 가보고 싶은 곳입니다.




식사도 했겠다, 잠시 마을을 둘러봅니다~





만약 마르크부르그 성을 가신다면 이 레스토랑 꼭 들려보세요~











 

식사 후, 돌아본 Braubach는 너무 아름답고 고풍스러운 곳이었습니다. 

이 곳이 중세시대인지... 동화속에서나 나올 법한 그런 풍경들이지요. 이런 걸 보면, 점점 옛모습을 잃어가는 우리동네들이 아쉽기만 해요.


옛것이라고 다 부쉬고, 아파트가 올라가는 모습...나중에 역사에서 대한민국을 남길때는 회색빛 아파트만 남을 거 같다는...













자 이제 이곳을 떠납니다~

라인강을 따라 프랑크푸르트로 가는 게지요~






하회마을이나 경주의 불국사, 가깝게는 서울의 창덕궁이나 비원만 가도 우리가 걸어왔던 발자취에 대해 많은 걸 느낄 수 있습니다. 


유홍준 교수님의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를 보며 많이 안타까웠던 건, 우리의 그 멋진 유산들이 잘 보존되지 않고, 잘 알려지지 않은 모습이었어요. 


독일의 잘 보존된, 오래된 마을을 가면 그런 그네들의 모습이 항상 부럽고, 뭔가 책임감도 느낍니다. 우리의 자식들에게 좋은 문화유산을 남겨줘야겠다는.


청계천 복원 시, 발견된 유물을 그냥 하나의 '돌'로 치부한 누군가를 떠올리면...참 안타깝기 그지 없죠. 우리의 행정가들, 공무원들이 이들처럼 멋진 철학을 가졌으면 좋겠습니다.


물론, 이 오래된 곳에서 불편함을 불편함으로 느끼지 않고 살아가는 독일인들의 모습에 더 감탄하게 되요.


우리는 조금이라도 오래된 것은, 재개발이라는 명목하에, 몇배의 불로소득을 바라며 다 뒤집고 없애고 있지요...

이제 그런 패러다임이 지배하던 시기는 지났다고 생각해요.


썰이 길었....


암튼, 독일 코블렌츠나 라인강 지역으로 여행 오시는 분들은 꼭 한번 가보세요!!!

영화나 동화에서나 보던 중세의 그 곳이 바로 눈앞에서 펼쳐지니~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