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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여행] 슐로스 요하네스베르그(schloss Johannisberg) 와이너리 <독일 리슬링 와인의 전설, 그 시작> 본문

여행 그리고 풍경/독일 라인가우

[독일여행] 슐로스 요하네스베르그(schloss Johannisberg) 와이너리 <독일 리슬링 와인의 전설, 그 시작>

beergle 2013. 7. 17. 18:10

오늘은 라인강에 있는 '슐로스 요하네스베르그'(Schloss Johannisberg) 와이너리를 같이 가보도록 할께요~


Schloss Johannisberg (source : Google)



사실 와인 또한 좋아라하는 저에게 2010년 전까지만 해도 독일 와인은 상당히 생소한 존재였습니다. 지금은 조금씩 독일 와인이 국내에서 보이고 있지만, 만약 이 '요하네스베르그' 와이너리를 가지 않았다면 아직도 생소했을 것 같아요.


아직도 우리나라에는 와인에 대한 일종의 '진입장벽'이 있는게 사실이거든요. 가격도 그렇고, 다양성도 그렇고, 정보도 그렇고...



갈때마다 오른쪽에 계시는 분은 아주 친숙하네요~ ㅎ


요하네스베르그 와이너리는 프랑크푸르트로에서 라인강을 따라 가시면, 오른쪽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프랑크푸르트에서 비스바덴을 지나 라인강을 따라가면 오른쪽에 위치하죠~ 비스바덴은 온천으로 유명한 도시입니다. 정말 조용하지만 아름다운 도시...



이제부터 제가 찍은 사진은 계절과 시간이 좀 뒤죽박죽 되어있습니다. 여러번 갔는데, 굳이 이걸 시간별로 정리할 필요가 없을 거 같아서요~


사진에 포도가 안달려있으면 늦겨울, 푸른 잎이 달려있으면 봄입니다~ ^^



포도밭을 따라 쭉~ 올라오다보면 오른쪽 산등성이에 멋진 성이 보입니다. 마치 그림과 같이...


요하네스베르그 와이너리가 왜 유명한지 아세요??????? 

이원복 교수님의 와인책에 보면 '독일' 와인편 첫장에 나와있는 와이너리가 '요하네스버그'입니다.


독일은 화이트 와인 품종인 '리슬링'으로 만든 와인이 유명하고, 또 독일을 대표합니다. 

독일의 와인 등급은 '세가지'가 있습니다. 


- Tefelwein and Landwein - 가장 낮은 등급의 와인. 전체 독일 와인의 3.6% 밖에 차지않하니까 논외.

- QbA - 중간 등급의 와인으로 일상적으로 먹는 저렴한 와인

- Prädikatswein - 고급와인으로 품질을 인정받은 와인


독일 와인 구입하실 때, 라벨을 잘 보시면요. QbA 혹은 Prädikatswein 라는 표시를 보실 수 있습니다. Prädikatswein라는 글귀가 보이시면 일단 탑레벨 와인이라고 보시면 되요~


이 Prädikatswein은 다음과 같은 '스타일' 또는 '종류'로 나뉘어집니다.


*Kabinett - '리슬링'으로 만든 보편적인 와인으로 적당한 수확시기에 딴 포도로 만듭니다. 단맛이 있을 수도 있고, Trocken Kabinett 처럼 '드라이'한 와인이 있을 수도 있습니다. 'Trocken'은 'Dry'하다는 의미입니다.


*Spätlese - 일반적인 수확기보다 일주일 정도 늦춰 딴 포도로 만듭니다. 적당한 단맛과 신맛의 밸런스가 대단히 우수하고, 풍성한 과일맛이 정말 정말 끝내주는 와인이에요~ 제가 정말 정말 정말로 좋아하는 와인입니다. 가격 대비 최고!!!


*Auslese - 수확시기를 더 늦게 딴 포도로 만듭니다. 수확시기를 늦출 수록 수분이 증가해서 당도가 증가하죠. '아우스레제' 와인은 첫 아로마는 단맛이 풍성하게 들어오지만 과일향과 리슬링 특유의 휘발류와 같은 아로마가 후반부를 장식하는 멋진 와인이죠. 


*Beerenauslese - '베렌아우스레제'는 수확시기를 더 늦게 한 포도로 만듭니다. 묵직한 꿀과 같은 단맛과 상쾌한 아로마가 입안을 황홀하게 합니다. 혀를 휘감는 꿀이 입안 전체를 홀린 후, 사라지는 느낌...크~~~


*Eiswein - '아이스바인'은 자연적으로 언 포도를 압착해서 만듭니다. 포도가 얼어야되니 당연히 늦게 수확을 하겠죠. 수분이 빠져나간 포도에는 엄청난 당분이 숨어있죠~ 캐나다 비달로 만든 아이스와인이 가장 대중적이죠~


*Trocken Beeren Auslese - '트로큰 베렌 아우스레제'는 프랑스의 소테른 지역의 '귀부와인'과 쌍벽을 이루는 독일의 '귀부와인'입니다. 정말...엄청난 당도와 리슬링 특유의 아로마가 합쳐저 무아지경에 이르게 합니다. 엄청 진한 꿀을 시원하게 해서 마시는 느낌. 달지만...우리가 생각하는 그런 단맛이 아니죠~ ^^ 



요하네스베르그 와이너리를 소개하면서 왜 갑자기 독일 와인에 대해 장황하게 설명하느냐???


그건 이 '슐로스 요하네스베르그'가 'Spätlese'(스팟레제)를 처음 만든(?) 또는 발견한 곳이기 때문입니다. 


서기817년에 처음 세워진 이 와이너리는 리슬링으로 와인을 만들던 곳이었습니다. 그런데 1775년 매우 중요한 일이 벌어집니다.


로마의 교황으로 부터 '포도 수확'을 허하는 문서를 전달해주는 전령이 그만 몇주가 늦게 도착한 것이죠. 수확시기를 놓친 포도는 병이 들어버렸습니다. 얼마나 안타깝고 화가 났을까요? 이때 당시 와인메이커는 과감한 결정을 내립니다. 병든 포도를 가지고 와인을 만들기로 결심한거죠. 


결과는...? 




슈퍼맨

예~~쓰~~~ 


세상에서 듣도보도 못한 멋진 와인이 탄생한 겁니다. 

와인을 맛보던 영주가 '와우~ 이 와인 어떻게 만들었어?' 하고 물으니...


 'Spätlese'(스팟레제)...늦게 수확했는디유?


라고 대답합니다. 'late harvest'라는 뜻이죠. 


이후, 요하네스베르그에서는 이를 이용해 멋진 귀부와인을 만들어냅니다. 

'아우스레제' '베렌아우스레제' '트로크 베렌 아우스레제'를 통해 크게 이름을 알리게 됩니다. 

그저 그런 리슬링 와인을 만들던 독일이 '자신들만의' 독특한 와인을 갖게 되는 순간이었죠.


이 와이너리가 왜 유명한지...이제 아시겠죠???


전령 동상


요하네스베르그 와이너리에 들어가면, 이를 기념하는 '전령의 동상'을 보실 수가 있습니다. 이런 역사를 모르신다면 이 동상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잘 모르겠죠?





와이너리는 그냥 불쑥 가셔도 됩니다. 


라인강이 보이는 멋진 레스토랑에서 식사 혹은 디저트와 와인을 드실 수 있구요. 그 옆에 있는 판매점에서 와인을 구매하실 수 있어요.







라인강과 포도밭의 환상적인 풍경이 보이는 레스토랑~


메뉴는 다양하게 있습니다. 셀러드부터 스테이크까지~


지역에서 나오는 싱싱한 재료로 요리하기 때문에 정말 맛있어요. 특히 디저트로 나오는 애플파이와 Trocken riesling 의 조합 은 정말 환상적입니다.





가격은 부담스럽지 않습니다. 충분히 부담없이 즐길 수 있는 가격입니다.


레스토랑에서 맛난 케익과 와인을 먹었으니, 이제 슬슬 와인을 구경하러 가 볼까요?


와인 판매장에 들어가면~





요렇게~ 시음도 해주십니다~ ^^ 


이 아저씨, 처음 사진에 나왔던 그 아저씨죠? ㅎ





보통 시음은 '스팟레제' 정도가 한계인데, 제가 갔을때는 선심을 쓰셨는지, '아우스레제'까지 한잔 했더랬죠.


그래도 일년에 한번씩은 보니, 얼굴을 알아보셔서 그런가? ㅋ



이 와이너리에서 가장 고가인 'TBA'(Trocken Beeren Auseles, 트로큰 베렌 아우스레제) 입니다. 보통 TBA로 통하죠.

현지 가격으로 375ml에 250유로 입니다. 아이스바인과 더불어 엄청난 고가의 녀석이죠.


유통마진이 빠진 가격이 250유로, 750ml 기준으로 500유로짜리...엄청나게 비싼 녀석입니다. 


마셔봤냐구요????????????


하트3


넹~~~~ 마셔봤습니다... 


어땠냐구요??????????


정말...굉장한 느낌이었습니다. 한마디로 표현하면 '농축된 벌꿀 엑기스가 시원하게 청량감을 남기며 목으로 넘어가는 느낌'... 보통 달달한 저가와인은 많이 못먹습니다. 쉽게 질리거든요. 저가의 모스카토 다스티나 하베스트 같은 와인들은 한잔 정도는 괜찮은데...그 이상은 쫌 힘듭니다.


아 참, 세계3대 귀부와인이 뭔줄 아세요?


프랑스 '소테른', 헝가리 '토카이', 그리고 독일 'TBA' 랍니다~


그리고...이런 와인의 단맛은 쫌 레벨이 다른 '단맛'이요~ 


그러나, TBA는 좀 특별한 일이 있어, 거금을 주고 구매를 했구요. 보통은 가면 ''Spätlese'(스팟레제)나 '아우스레제' 정도 구입을 합니다.


'요하네스베르그' 와인은 특이하게, 병 목에 있는 '라벨'의 색으로 등급이 구분됩니다.



요하네스베르그 와인들의 구분이에요. Goldlack과 Blaulack이 가장 상등급 와인, 그리고 위로 올라갈 수록 등급이 낮아집니다. Grunlack인 스팟레제는 20유로 내외면 구매하실 수 있지만, Silberlack은 50유로 정도로 가격이 올라갑니다.


그런데, 작년부터 이 곳에 변화가 생겼습니다. 

또다른 라벨의 와인을 팔고 있는 것이죠. 위의 와인 라벨을 보시면 뚜렷하게 'Schloss Johannisberg'가 보이시죠? 그런데, 이상한 라벨이 보이기 시작하는거에요~




재작년까지는 이 라벨 와인만 팔고 있었는데요.


작년부터는 왼쪽면에는 '세컨드 와인'인 'G.H von Mumm' 라벨이 붙은 와인을 팔고 있었습니다.


Source : Google


라벨이 좀 다르죠? 이 와인은 전통적인 '요하네스베르그' 밭이 아닌 근처 다른 밭에서 '요하네스베르그'가 재배한 포도로 만드는 와인이에요.


와인은 밭이 다르거나 재배자가 다르면 다를 수 있거든요. 그래서 라벨을 차별화한 것이구요. 실제로 저 라벨에는 같은 라벨에 요하네스베르그 이외의 다른 와이너리가 붙은 와인도 있습니다.



위의 사진처럼 오른쪽에는 오리지널 라벨의 와인이 있고~



 

위 사진처럼, 정문에서 왼쪽을 보면 세컨 와인인 G.H. von Mumm을 팔고 있습니다. 여기는 리슬링 와인 뿐만 아니라 '피노누아'로 만든 와인도 팔고 있습니다. 


가격은...오리지널 라벨 와인의 반가격이에요. 


TBA가 100유로 정도 하더군요~ 제 와이너리에서 잘 자고 있겠네요...


암튼, 요런 변화가 있었고, 다른 사람에게 물어보니...왠만하면 오리지널 라벨을 구입하라고 하지만, 가격이 싼 걸 어떡합니까... 맘이야 250유로짜리 턱하고 사고 싶지만...지갑이 가벼운 걸.


퍼스트와인은 '실버라크'나 '그룬라크'만 구입하셔도 충분합니다~ 


물론, 요즘은 이 '요하네스베르그' 와인이 예전 명성같지 않다고 하시는 분들이 많아요. 오히려 '된호프'나 '프리츠 학'과 같은 와인이 더 인정받고 있긴 하죠.




이 풍경은 눈내리는 겨울에 갔을 때, 찍은 거네요.


이런 평가에도 불구하고 전 '요하네스베르그' 와인은 굉장히 맛있는 와인이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여성분들이 정말 좋아할만한 와인이에요.


꼭 아우스레제 급의 와인이 아니어도 됩니다. '스팟레제' 면 충분히 맛있고, 독일 리슬링 와인의 정수를 느낄 수 있어요. 

차게 한 뒤, 칠링을 하며, 약간 단 케익과 함께라면 그보다 더 좋은 경험은 없을 겁니다.






올해 봄에 갔을 때, 찍은 사진입니다~ 날씨가 좋아서 그런지 기분이 넘 좋더군요~


아래는 레스토랑에서 맛나게 먹은 음식들~






산지 재료로 만들어서 너무 맛있습니다. 우리나라 입맛에도 딱이지요. 요 음식들과는 'Trocken Spatzlese'와 함께 마셨습니다. 같이 먹은 지인들도 넘넘 맛있다고 난리였죠~ ㅎ


날씨도 좋았고, 풍경도 좋았고...오케이2





독일에 가시게 되면, 꼭 한번 들려보세요. 1000년 이상된 와이너리에서 먹는 음식과 와인은...아마 평생 멋진 기억으로 남게 될테니까요. 천천히 즐기시면 아마 행복하실 거에요. 특히 와인을 좋아하신다면요.


와인도 꼭 사오시구요~ 아무래도 '전통'과 '원조'가 주는 느낌은 다를 수 밖에 없습니다~


올해 갈 때는 쫌 다른 곳을 가볼까도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때는 다녀오자마자 포스팅을 할께요~!


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