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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주역사] 에일 하우스 그리고 마녀

beergle 2013. 7. 8. 18:36


헐...마녀 누님...


아우...마녀가 저리 이뻤다면...남자들이 다....그럴만 했겠....뭔 소리야...


기독교가 전파되면서, 중세 유럽에는 수많은 수도원과 교회가 생기기 시작했다고 이전 포스팅에서 말씀드렸죠? 그리고 그런 수도원의 숙련되고 부지런하며, 글을 읽을 줄 아는 수도사들 및 수녀들에 의해 맥주 기술이 발전했다는 것도 이 전 포스팅에서 같이 알아봤구요.


기독교가 커지면서, 큰 수도원에는 순례자와 같은 방문객들이 늘어나게 되었답니다. 카를로스(샤를마뉴) 대제 같은 경우는 유럽 대륙을 정복하고 다스리기 위해 수도원에 학교를 세웠고, 그러한 수도원이 있는 지역을 순회하면서 맥주를 발전시키셨죠~




고요할 줄만 알았던 수도원은 바빴답니다. 방문객 맞으랴, 순회적으로 도는 왕이나 영주를 맞으랴... 당시에 필수 음료수였던 맥주를 엄청나게 만들어야 했기에, 수도원의 맥주 제조 기술은 점점 발달했습니다. 나중에는 맥주를 팔아서 남기는 수익도 짭짤했고.


이런 방문객이 늘어남에 따라, 수도원 주위에는 타번(tavern)이나 인(Inn)과 같은 선술집이나 숙박업소가 늘어났답니다. 

역이나 공항 근처에 호텔이 있는 것과 같은 이치겠죠. 이런 곳에서 또한 각 가정에서 만든 맥주를 팔았고, 일종의 괜찮은 수익모델이 되자, 9세기 이후에는 작은마을까지 맥주와 음식을 파는 곳들이 많이 생겼다고 해요.



저 위에 나무를 꽂으면 술을 마실 준비가 되었다는 표시였대요.



처음에는 자신이 담근 술을 주위 사람과 나눠먹거나 손님에게 대접하는 것에서 부터 시작되었습니다. 집 위에 나무를 꽂아 술이 익었음을 알렸다고 해요. 그러다가 술이 맛있는 집에 사람이 늘고, 맥주를 팔기 시작했습니다.


이런 곳을 영국에서는 '에일 하우스'(Ale house), 독일에서는 '가스트호프'(Gasthof) 라고 했다고 합니다. 이 에일 하우스가 나중에 바(Bar)나 레스토랑(Restaurent), 또는 여관(Inn) 시초였구요. 맥주와 음식도 팔고, 잘 곳도 제공하고...그 당시에는 이 세가지 업에 대한 뚜렷한 구분이 없었습니다. 


에일 하우스가 늘어나면서, 영주나 시에서는 맥주판매에 세금을 부과하기도 했고, 나중에는 맥주를 파는 수도원과 경쟁을 하기도 했습니다.


그런데...이 곳에서 술을 만들고 파는 사람은 모두 여자였습니다. 아주 아주 옛날부터 술을 만드는 건, 여자의 몫이었죠. 메소포타미아와 이집트 때부터~


우리나라에서 여자가 막걸리를 담거나 김장을 하는 것과 같은 이유 아닐까요? 술을 만드는 일은 집안일이었죠. 


중세시대 '에일 하우스'가 성장하면서, 각 집에서 만든 맥주를 팔았는데, 특히 남편을 잃은, 경제력이 없는 과부에게는 좋은 돈벌이였다네요. 특히!!!!! 술 맛나게 만들고, 성격 좋고, 그리고 예쁜!!! 여인들이 엄청나게 많은 인기를 누렸다네요.


ale wife

  

이런 에일 하우스의 여주인을 '에일 와이프'(Ale-wife)라고 했습니다. 맥주 잘 만들고, 이쁜 에일 와이프에게는 남자들이 줄을 섰다고 하네요. 돈도 엄청나게 많이 벌어서, 그 권세가 하늘을 찌르는 여인도 있었답니다....


지금이나...그때나...남자들은...똑같네요..흐흐



이 정도면....섹시


그런데... 중세시대에 과부가 술도 잘만들고, 음식도 잘하고, 게다가 이뻐서 남자까지 잘 꼬시니...이들을 마녀로 보는 시선들이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마녀의 역사에 대해 간단히 살펴보는 것도 재미있겠죠?

유럽의 중세시대에는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한번 결혼을 하면 중간에 사별을 하더라도 계속 '과부'로 살아야했습니다. 과부가 된 여인들은 대부분 생계를 위해 약초를 가지고 사람들을 치료하거나 도움을 주는 것을 업으로 삼았다고 해요. 그녀들은 사람들을 신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치료를 해주고 상담을 해주었고, 사람들은 그런 그녀들의 능력을 초자연적인 힘에서 나온다고 생각했죠. 당시 과부는 사회에서 배척되거나 의지할 곳 없는 사람들이었습니다. 


과부들 중, 이런 초자연적인 힘이 있는 사람들이 'witch'(마녀)로 불리게되었고, 사람들의 입을 타고, 그들은 점점 사람을 부리거나 저주를 내리거나 동물을 다룰 수 있는 존재로 변해갔습니다.



무섭지....?!!! 



1347년부터 1349년, 페스트가 유럽을 휩쓸었을 때, 당시 사람들은 왜 이런 일이 발생했는지, 왜 우리가 이런 일을 당해야 했는지 몰랐습니다. 그리고 희생량이 필요했죠... 그때, 이런 마녀들이 타겟이 되었습니다. 마녀들은 'devil worshiper'즉, 악마를 숭배하는 존재들로 여겨졌고, '악'을 몰고온다는 이유로 '화형'에 쳐해지게 됩니다.





페스트가 끝난 후에도, 14세기에서 15세기 동안 수많은 여자들이 '마녀'로 몰려 사형을 당하게 됩니다. 'Withc hunt'(마녀사냥)이라는 이야기, 요즘도 많이 쓰잖아요. 그 단어의 어원이 실제 있답니다. 마녀사냥은 1427년 스위스에서 처음 시작되었고, 수백명이 넘는 여자들이 마녀로 몰려 그 지역에서 사형을 당하기도 했습니다. 


(마녀 관련 자료 출처 : http://hunterjumper19.wordpress.com/2009/05/07/witches-and-witchcraft-in-the-middle-ages/)


이런 일도 있었습니다...


1590년에는 맥주로 목욕을 했다는 황당한 죄로 5명의 에일와이프가 처형되었다고 합니다. 


"7월 초 뮌헨에서 다섯 명의 마녀들이 화형에 처해졌다. 그 가운데에는 유명한 맥줏집 여주인이 있었는데, 진술에 따르면 그녀는 수많은 친구들과 더불어 맥아맥주로 목욕을 하고 이것을 팔았다고 한다." 


'맥주잔에 남은 찌꺼기는 마녀의 주식으로 여겨졌으며, 심지어 두꺼비 마녀는 바닥에 흘린 맥주를 마신다는 소문이 떠돌았다.'


'마녀가 날아다니는 유령을 보내 양조장을 쑥대밭으로 만들었다.'


(출처: 맥주, 세상을 들이켜다. 야콥 블루메 지음, 김희상 옮김)







지금보면..참 어처구니 없는 일인데, 불과  500년 전에는 저런 일들이 자연스럽게 일어났다고 하네요.


그리고 '마녀사냥'이라는 의미를 잘 아셨죠? 지금 걱정거리인 '왕따'... 일종의 마녀사냥인 이 '왕따' 문제도 결국 우리 사회에 문제가 있는 건 아닌지 잘 살펴볼 필요가...있을 듯 합니다. 중세 시대 '마녀사냥'이 그랬던 것 처럼.


암튼, 맥주 포스팅이니 다시 맥주로 돌아와서!!!


당시 '에일 와이프'는 종종 마녀로 몰려 죽음을 당하기도 했답니다. 잘 나가는 에일와이프는 엄청난 부와 권력을 누렸고, 심지어는 지역을 좌지우지할 정도로 힘이 있었습니다. '마녀'라는 딱지는 그런 그녀를 한방에 보낼 좋은 구실이었던 것이죠.


중세시대를 지나 맥주가 가정에서 만드는 상품을 넘어, 도제나 길드와 같은 산업적인 상품으로 발전하자, 맥주 양조자는 점점 남자로 바뀌어갑니다. 남자로 바뀌자 맥주가 맛이 없어졌다고 한탄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고도 하네요. ㅋㅋㅋ (맥주, 문화를 품다. 무라카미 미쓰루 저, 이현정 역)


맥주는 당시 사람들의 일상에서 빠질 수 없는 중요한 동반자였다는 것만은 확실합니다~ ㅎㅎ

그리고 우리가 알고 있는 펍, 바, 타번같은 것들 또한 어느 순간에 만들어진 것이 아니고 유럽의 역사적인 산물이라는 것도 재미있네요.


오늘 포스팅은 여기까지~ 


날씨도 더워지는데, 슬슬 맥주 한 잔을 하며 같이 이야기를 할 수 있는 포스팅을 해봐야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