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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주역사] 맥주의 신과 신화 in 이집트

beergle 2013. 6. 11. 15:04

기원전 3,000년 경, 문명의 발상지 '메소포타미아', 수메르인들의 맥주의 신은? 아니, 여신은? 


예~~ 닌카시(Ninkasi)입니다. 인간에게 맥주 양조하는 방법과 마법의 물질 효모를 전해준 고마운 여신이죠~



나 이뻐??


옆 동네, 이집트에는 훨씬 많은 신들이 살고 있죠~ 수시로 왕조가 바뀌었던 메소포타미아 지역과는 달리, 이집트는 아주 오래동안, 침략도 안받고, 기록을 좋아하는 사람들덕에 문명이 찬란하게 꽃을 피었거든요.


맥주와 관련된 이집트 신화를 보면 맥주가 이집트 사람들에게 얼마나 중요했는지 알 수 있습니다.


그럼 이집트 맥주의 신은 누구게요~~????? 

이집트에서도 술은 전통적으로 여자들의 몫이었습니다. 당연히 '여신'이겠죠~ 아리따운~~섹시 


공식적으로 이집트 맥주의 여신은 'Tjenenet' 이시랍니다~


Tjenenet 라고 해요~


Tjenenet는 맥주의 여신이기도 하지만, 출산의 여신이기도 합니다. 이집트 여신들 보면... 다들 미인에다 쭉쭉빵빵이고... 암튼....하트3


그런데, 이집트 맥주의 여신이 한명 더 나옵니다~ 바로 오시리스(Osiris)와 세트(Set)의 신화로 유명한 이시스(Isis)입니다. 과연 어찌된 일일까요~~?


오시리스는 이집트의 농경과 초목의 신입니다. 그는 스스로 이집트의 왕이 되어 사람들을 야만으로부터 벗어나게 했으며, 율법과 농경법을 전파하여 신들에게 제를 지내게 하였답니다. 사람들이 그를 칭송하고 절대적으로 충성을 맹세하였음은 당연한 결과겠죠. 그럼 이시스, 그녀는 누구인가?



오시리스(Osiris)...헐 잘생겼넹...

  


이시스는 바로 오시리스의 남매이자 부인입니다. 오시리스가 농경법을 전파하면서 백성들을 풍요롭게 할때, 이시스는 바로 밀과 보리를 발견하고 '빵'과 '맥주'를 만드는 법을 사람들에게 가르쳐주지요. 

사실, 이시스는 이집트 최고의 여신으로 '지혜의 여신', '만물의 창조 여신', '곡식의 여신', '맥주의 여신'으로 불리고 있습니다. 파괴의 신조차도 그녀는 못건드렸다고 하니까, 이집트 신화에서 얼마나 중요한 위치에 있는지 알 것 같네요.


암...이건 아닌거 같구...

안습


아...이 아리따우신 분이 바로 이시스~



날개도 있으시고...우왕~~~


그런데...오시리스와 이시스가 만백성에게 기름진 땅을 선사하시고 행복하게 하사, 추앙도 받으시고, 칭송도 받으시니 이를 질투하는 신이 계셨다 아닙니까. 그 이름하야, 세트(Set). 



나 세트..건들면 죽는다...



세트는 매마른 사막의 신이자 모래폭풍의 신으로서, 난폭하고 적대적인 힘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이 세트 신께서 오시리스와 이시스가 사람들과 함께 알콩달콩 있는게 보기 싫으셨던 거죠. 자기는 매마른 사막에서 심심해 죽겠는디... 그래서 세트는 그를 돕는 반역자와 함께 오시리스를 관속에 넣어 죽인 후, 강에 버려버립니다. 이후, 이시스는 간신히 오시리스의 관을 찾아오지만, 세트는 다시 그 관을 찾아, 이번에는 오시리스를 14갈래로 찢어서 다시 강에 버리게 됩니다.


이시스는 다시 남편의 시신을 찾아 헤매고, 시신의 모든 부분을 찾아, 마법으로 그를 부활시킵니다. 그리고 임신을 한 후, 호루스를 낳죠. 오시리스는 이후, 다시 왕이 될 수 있었지만, 극락으로 돌아가 그곳을 통치하게 됩니다.



오시리스와 이시스의 행복한 모습~



신화지만 오시리스와 이시스라는 이집트 신화의 가장 중요한 신들이 '맥주'와 연계되어 있다는 걸 보면, 맥주가 이집트 사람들에게 얼마나 중요한 필수품이었는지 알 수가 있지요. 


이집트의 제사장은 장례식이 진행되는 동안 맥주한잔을 놓으면 이렇게 말했다고 합니다. 

"오시리스의 눈에서 흐른 눈물, 호루스의 눈을 마시게나"

여기서 눈물이라는 표현은 맥주를 가르킨다고 합니다. (맥주, 세상을 들이키다. 야콥블루메, 김희상 역) 


맥주를 오시리스의 눈물이라고 하다니, 그리고 그것을 호루스(오시리스와 이시스의 아들)의 눈이라고 하다니, 이집트인들에게 맥주는 우리에게 김치같다고 할 수 있으려나요?


사실, 맥주가 와인보다 이집트인들에게 필수품이었던 이유는 풍부한 영양소 때문입니다. 관개시설, 피라미드 같은 고된 노동이 이어졌기에, 갈증을 풀어주고 풍부한 영양분으로 에너지를 보충해줄 수 있는, '일타이피' '꿩먹고 알먹고'의 맥주야 말로 그들에게는 필수품이었겠지요. 와인은 향기로웠으나 영양소가 부족했고, 갈증도 해소할 수 없었으니까요.



맥주에 관한 또다른 유명한 이집트 신화가 있습니다. 이 신화에는, 두둥, 최고의 왕인 라(Ra)께서 등장하십니다.

고대 이집트의 최고의 신인 '라'는 어느날 인간들 하는 꼬라지를 보니 이것들이 타락하고 신앙이 낮아졌다고 느끼시게 됩니다. 그래서 그의 딸인, 그 이름도 무서운 파괴의 신 '세크메트(Sekhmet)'를 소환합니다.



'라'의 포스!!



"아따, 세크메트야, 오늘 니가 한딱거리 해야것다~"



세크메트는 '파괴의 신'으로 존재하는 것들을 파괴하고 피를 마신 후, 다시 재생시키는 역할을 맡고 있죠. (베트맨 비긴즈의 고담시냐...? 아니, 에반게리온의 사도?) '라'는 세크메트를 인간에게 보냈습니다. 세크메트는 인류를 파괴하고 피를 마시기 시작합니다. 위기일발! 그대로 두면 인간은 곧 사라질 위기!! 




사자의 머리를 한 '여인'이 바로 파괴의 신 세크메트!! 여신이었어!!


이때!!! 어떤 지혜로운 이가 세크메트에게 'red beer'를 피로 속이기로 꾀를 냈습니다. 그리고 그 속에 마취제와 안정제 비스므리한 걸 섞었죠. 세크메트는 이 red beer를 피로 알고 들이키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뻗으십니다...

인간은 구원되구요. ^^


이처럼 맥주는 기원전부터 인간에게 매우 필수적인 음료였습니다. 노동할 때, 축하할 때, 배고플 때, 목마를 때, 승전을 축하할 때, 신에게 제를 지낼때, 그리고... 서로 소통을 할 때, 바로 맥주가 함께 했습니다. 


그러고 보면 2013년 우리와 크게 다를 바가 없지요. 즐겁고, 슬프고, 목마르고, 축배를 들 때, 21세기를 사는 우리들도 기원전 3000년전 살았던 고대인들과 똑같은 이유로 맥주를 마십니다. 

어쩌면 더 다양하고, 더 예쁘고, 더 쉽게 맥주를 마실 수 있다는데 그들보다 더 행복할 수도 있겠구요.


최근 국내에 굉장히 다양한 수입맥주가 들어오고 있습니다. 좋은 펍이나 바도 많이 생기고 있죠. 오비와 하이트로 양분되고 독점된, 그래서 맛없고 재미없었던 대한민국 시장이 변하고 있습니다. 요즘 같은 더위에 3000cc 피쳐로 갈증을 푸는 것도 좋지만, 우리를 더 업(up)시켜주고 신나게 하는 맥주들을 마셔보는 것도 큰 즐거움일 것입니다.


6월인데, 엄청 덥네요~ 오늘 저녁에는 시원 쌉살한 맥주 한잔 꼭 드세요~!


p.s. 오늘 같이 더운 날엔 찬 '필스너 우르켈'이 좋을 것 같습니다~ 사츠홉이 들어가 쌉살하지만 깔끔한 맛이 갈증을 확 풀어줄거 같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