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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맥주리뷰 ] Gaffel Kolsch (가펠 쾰쉬) <자유와 독립정신의 쾰른맥주>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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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맥주리뷰 ] Gaffel Kolsch (가펠 쾰쉬) <자유와 독립정신의 쾰른맥주>

beergle 2013. 11. 2. 03:33


Gaffel Kolsch


Gaffel Kolsch는 보름 전 쾰른에 출장갔을때, 내내 마신 맥주입니다.^^ 

그 전에 쾰쉬에 대해 잠깐 설명할까요?


쾰쉬는 독일 쾰른 지방의 맥주입니다. 상면발효 맥주이지만 에일과는 달린 황금색 컬러에 부드럽고 깔끔한 flavor가 마치 라거를 마시는 듯한 느낌이 들죠. 게다가 7℃~10℃의 찬 온도에서 마셔야 제맛이 납니다.


그 이유는 다른 에일처럼 높은 온도와 짧은 기간에 상면발효를 시키는게 아니고, 상면발효를 하되 저온에서 비교적 오랜 시간 라거링(저장)하기 때문이죠. 그래서 에일이지만 라거와 같은 독특한 맥주가 탄생한 것입니다.


미국에서는 쾰쉬와 같은 맥주를 Hybrid ale 또는 German ale 이라고도 하지만, 전 그냥 쾰쉬(Kolsch)라고 불려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냥 쾰쉬죠. 더구나 쾰쉬(Kolsch)는 와인과 같이 이름에 대해 '원산지'에 대한 보호를 받기에 다른 지역에서는 비슷한 스타일의 맥주를 만들어도 Kolsch라는 이름을 사용하지 못합니다.


하지만 쾰쉬가 지금 스타일이 된 건, 사실 1900년대라고 합니다. 쾰른에 오래된 맥주이지만 지금과 같은 스타일로 정착된 건 100여년 정도라는 것이지요. 뭐, 맥주 스타일은 항상 변해왔으니까요~ ^^


쾰쉬에 대해서는 호불호가 갈립니다. 너무 맹숭맹숭하다라는 의견도 있고 부드럽고 깔끔해서 마시기 좋다라는 의견이 나뉩니다. 저는 후자에 속합니다. 테이스팅 노트에서 이야기 하겠지만 사실 크게 도드라지는 특징은 없습니다.


하지만 소셜비어(Social beer)로서 가볍고 쉽게 마실 수 있고, 그러기에 상대적으로 다양한 음식과 궁합이 잘 맞기 때문입니다.


그럼 Gaffel Kolsch에 대해 이야기 해볼까요?




Gaffel Kolsch는 1302년에 시작되었다고 합니다. Eigelstein Street 이라는 곳에서 시작된 brewery가 바로 현재 Gaffel Kolsch가 있는 그 장소라고 합니다. 단순히 맥주양조를 한 역사로 보면 엄청나게 오래된 것이지요.


Gaffel이란 이름은 1396년 쾰른의 길드와 무역상들의 정치적인 조직에서 유래되었다고 합니다. 원래는 '두갈래로 갈라진 포크'라는 독일 고어라고 해요. 이들은 매일 밤마다 모여서 음식과 맥주를 마시며 자유에 대해서 논의하고 논쟁했다고 합니다.


22개의 Gaffel들은 결국 쾰른을 영주와 교황에게서 독립시키고 시장을 뽑아 자유도시가 되죠. 이 부분은 조금 역사적인 설명이 필요합니다.


중세의 독일은 수많은 도시국가로 쪼개졌었습니다. 샤를마뉴 대제의 죽음 이후, 프랑크 왕국은 쪼개졌고 오토1세가 잠깐 반짝했던 신성로마제국 이후로 독일은 왕은 꼭두각시이고 실질적으로 선제후들이 다스리는 수많은 도시국가들로 이루어졌죠.


각 도시국가들은 영주 또는 교황의 지배를 받고 있었습니다. 쾰른은 교통의 중심지로 예로부터 무역이 발달했고 상인들의 힘이 강했던 도시였습니다. 길드를 중심으로 상업이 발전했고, 이들은 자신들의 이익을 지키기 위해 영주와 교황으로부터 독립을 원했던 것입니다.




Gaffel은 쾰른의 길드들의 정치적인 조직으로 이러한 독립을 이루어냈습니다. 한자동맹도시들이 대부분 이러한 상업의 발전으로 자유도시들이었죠.


그후, 그 지역에 있던 많은 양조장들은 많은 주인들의 손을 거쳤습니다. 그러다 1908년 Beeker Brothers가 이 곳의 brewery를 인수했고, 과거 Gaffel guild의 정신을 닮고 싶어했고, brewery의 이름을 Gaffel이라고 지었다고 합니다. 그후 상면발효 맥주를 양조했고, 많은 노력을 통해 쾰른에서 가장 유명한 곳으로 만들었다고 하네요.


Gaffel Kolsch에 이런 역사가 있었는지 몰랐네요~~~ Gaffel이라는 이름에 이런 사연이 있었어요. 

그러고 보면 쾰쉬라는 맥주가 이러한 특징을 가진게 100여년 남짓이라는게 또 이해가 되네요.


슈퍼맨


쾰쉬잔입니다. 이번에 쾰른에서 사왔습니다. Gaffel 글래스 뿐만 아니라 몇개 유명한 쾰쉬 브랜드 잔을 사왔어요. 


컬러는 완전 멋진 황금색이죠? 그냥 Gold 입니다. Pale도 Deep도 아닌 딱 중간.


사진에서 보듯이 200ml 잔입니다. 쾰쉬는 200ml 용량을 가진 stange(슈탕에)에 마십니다. stange는 길고 곧게 뻗은 잔이죠. 

반면 도르트문트의 맥주인 Alt(알트)는 보통 300ml stange에 마십니다. 알트와 쾰쉬는 컬러도 맛도 완전히 다릅니다. 





Gaffel Kolsch의 bottle은 두가지 버젼이 있습니다. 예전 쾰쉬 소개 때 올려드린 적이 있는 짙은 갈색병과 지금 사진과 같은 황금색을 볼 수 있는 병이지요. 둘다 내용물은 같습니다. 



갈색병이 클래식하다면 투명한 병은 쾰쉬의 멋진 황금색 컬러를 돋보이게 하네요.





Testing Note   


Beer Profile    

                                        

Beer.                 Gaffel Kolsch

Date.                2013. 7. 19. (10.17)

Type.                        Kolsch 

Company.          Privatbrauerei Gaffel Becker & Co.

Location.               Germany (Koln)

Package.                           Bottle

Alcohol.                      4.8%

Temperature.                       6℃







Aroma

 

Malty 합니다. 몰트의 스위트함이 먼저 들어오네요. 그 뒤 홉의 아로마가 느껴집니다. 몰트가 더 느껴지고 홉은 약간 쌉살한 flavor가 아니 아로마가 더 느껴집니다. 라거와 정말 유사한 느낌이죠. 


허브 그리고 약간의 허니 아로마가 있습니다. 이를 클로브 또는 꽃향으로 표현할 수도 있을 것 같네요. 하지만 강하지 않습니다. 몰트의 스위트와 홉의 아로마가 전반적으로 밸런스있게 혀를 감싸줍니다. 살짝쿵 쌉쌀함이 혀 뒤를 조여오나 강하지 않아요. 그러나 굉장히 부드럽고 깔끔하여 마시기 굉장히 편합니다. 가볍게 밀려왔다 밀려나가는 느낌이랄까?







Appearance


황금색, Gold!!! 헤드는 풍성하나 길지는 않습니다. 아무래도 독일 맥주순수령에 따라 양조되었기 때문이겠죠. 

 






Body & Texture


깔끔합니다. 깨끗합니다. 상쾌합니다. 그리고 고운 탄산이 입안에 부서집니다. 앞에서 깔끔, 깨끗, 상쾌한 라거의 느낌이라고 했지만 사실 쌉살하고 crisp한 텍스쳐 대신 약간의 오일리한 느낌이에요. 







After taste


홉의 쓴 flavor가 혀에 살짝 남아있다가 bready한 향을 아주 살짝 피우나, 이내 모두 사라지고 입안이 깨끗해집니다. 피니시가 길지 않습니다. 







Overall impression


독일 필스의 느낌과 전체적으로 비슷하나 같지는 않습니다. 훨씬 부드럽고 부담이 없습니다. 몰트와 홉의 밸런스, 즉 스위트함과 쌉살함의 밸런스가 굉장히 뛰어나고 텍스쳐 또한 깔끔하여 누구에게나 환영받을 수 있는 맥주라고 생각해요. 상면발효지만 라거의 느낌이 더 강하고, 컬러 또한 필스너와 매우 유사한게 특징이죠. 


필스너가 풀, 허브와 같은 아로마가 짙고 홉의 쓴 flavor가 더 강하다면 쾰쉬는 전체적으로 느낌은 비슷하나 더 약하고 부드럽습니다. 더 약하게 밀려왔다가 부드럽게 빠져나가는 느낌. 이게 필스너랑 다른 점이에요. 


심심하면 불러내서 한잔 할 수 있는 친구의 느낌? 어디서나 내 이야기를 들어주고 같이 웃고 떠들 수 있으나 말이 많지 않고 잔잔한 미소를 띄는 친구라고나 할까? 


이게 어떤 사람의 취향에는 굉장히 밋밋한 느낌일 수 있습니다. 큰 특징이 없다라고 해도 사실 부정할 수 없는 건 맞아요. 실제로 쌉살함을 좋아한다거나 에일의 멋진 과일 아로마나 에스테르를 좋아하는 사람에게는 재미없는 맥주일 수 있습니다. 

그런데 전 나쁘지 않습니다. 오히려 쉽고 가볍게, 부담없이 어울리는 게 쾰쉬의 매력인거 같네요.


200ml 전용잔은 이러한 맥주의 캐릭터와 더불어 소셜비어로서 최고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듯 합니다. 안주없이 마셔도 아무 부담이 없다는 거죠. 그러나 족발, 보쌈, 소고기 수육과 같이 담백한 육류와 함께 해도 매우 잘 어울립니다.


개인적으로는 쾰쉬의 매력을 매우 좋아하나 취향에 따라서는 호불호가 갈릴 수 있기에 한번씩 경험해보시기 바랍니다. 








Point


3.8 / 5




cf.

Beer advocate - 83 point

Rate beer - 39 point  (여기는 독일 정통 스타일에 너무 점수가 박하네요....)









Pairing


보쌈, 족발, 소고기 수육, 이태리 피자, unsalted cracker, 크림소스 파스타, 프렌치프라이, 햄버거





뽀너스~~~



위의 Gaffel Kolsch는 전시회 협찬으로 제공된 녀석입니다. 병으로 마셨던 느낌과 조금 다르더군요. 마시는 순간 보리곡물을 먹는 듯한 고소함!!!! Grainy 하다고 하죠. 완전 장난 아니었어요. 진짜 맛있었습니다~~~!!!

역시 맥주는 바로 keg에서 마시는게 최고이긴 하죠~





위의 Gaffel Kolsch는 독일 정통 레스토랑에서 정통음식과 마신 Gaffel Kolsch입니다. 같이 나온 학센, 소세지와 잘 어울리더군요. 음식의 영역을 침범하지 않고 부드럽게 넘어가주는...




사실 쾰쉬는 독일에서도 프랑크푸르트에서도 마시기 힘들긴 합니다. 필스와 바이스비어가 보통의 맥주죠. 쾰쉬는 쾰른과 주변 도시에서 마실 수 있는 맥주이긴 해요. 물론 병으로는 구할 수 있지만요.


그런 쾰쉬를 한국에서 마실 수 있다는 건 굉장히 멋진 일입니다. Gaffel Kolsch와 Fruh Kolsch는 현재 한국에서 판매되고 있습니다. 아직 유통이 한정적이긴 하지만요.


모든 맥주는 스타일에 따라 다른 잔에 마셔야 합니다. 쾰쉬가 가장 쉽게 이런 진리를 대변해주죠. 그만큼 쾰쉬를 즐기는 건 맥주문화를 즐기는 즐거움 중 하나일 겁니다.


한국에서 좀 비쌉니다. 그리고 잔도 구하기 힘들죠. 쾰쉬가 대중화되는데 겪을 수 있는 가장 힘든 점이라고 생각되지만 반대로 생각하면 이런점을 오히려 '문화'로서 마케팅 한다면 더 가능성이 크다고도 생각됩니다.


내가 잔 사다가 팔아볼까? 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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