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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er Style

[맥주정보] Beer style (맥주 스타일)이란 무엇일까?

beergle 2013. 7. 12. 16:18

조금만 검색해봐도 '맥주 종류' 혹은 '스타일'이 생각보다 많다는 것에 당황스러울 수 있습니다. 

뭐...제가 쫌 그랬으니까요.


"앗!!! 맥주도 와인처럼 종류가 많구나!!!" 


담배2


그러나...


쫄지마...ㅆㅂ...


뭐, 맥주스타일을 줄줄이 꿰고 있거나, 생전 듣지도 보지도 못한 맥주를 마셔본 경험이 그리 중요한게 아니니까요. 


예전에 와인을 접했을 때도 그랬지만, '식도락' 취미에 '지식'으로 아는 것은 그리 중요하지 않습니다. 내가 직접 '즐기고' '느끼는' 것이 더 중요하죠. 물론 아는 것도 중요합니다. 


'지식'이 필요할 때는 결국 내가 모르는 '어떤' 것을 경험해야 할 때입니다. '실패'가 두렵기 때문이죠~


자동차, 핸드폰, 컴퓨터...특히 이런 고가의 물건들은 더욱 리스크가 있기에 타인의 경험이 필요하고 지식을 공유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죠. 


맥주는요...그래도 쉽게 즐기고 느낄 수 있잖아요~ (물론, 어제 산 '트라피스트 맥주'인 '베스트말레'는 13,000원이었지만...ㅜㅜ)


그냥 즐기면 됩니다. 그런데, 제가 이 블로그에 유럽역사도 쓰고, 이런 저런 사족도 붙이면서 '맥주 블로그'를 쓰는 것은 더 많이 안다고 자랑하고 싶어서 그런게 아니고 (실제 더 많이 알지도 못합니다...), 더 많은 경험이 있어서도 아닙니다. 


맥주 뒤에 있는 역사와 지식을 알고, 또 공유하면 더 '쉽고' '재미'있기 때문이죠.


맥주 스타일도 마찬가지입니다. 맥주스타일을 심각하게 공부하고 연구하는 사람들은 맥주를 만드는 사람 혹은 회사, 그리고 맥주 컴피티션 심사단이겠죠.


하지만, 분명한 것은 배경지식이나 상식을 조금이라도 알면, 맥주를 더 풍부하고 재미있게 즐길 수 있습니다. 

그리고, 맥주를 선택할 때, 더 쉽고 '흥미'(설레게???)로울 수 있습니다. 





그리고!! 맥주를 좋아하는 소비자로서 기본적인 '맥주 스타일'은 아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무조건 외우고, 책을 본다고 되는게 아니잖아요. 수험생도 아니고...(내가 해봤는데...안돼...) 


그래서 역사를 이야기 하는 겁니다. '지식'으로 외우는게 아니고, '역사''전통'을 재미있게 보고 이해하면서 살펴보면 너무 재미있거든요.


'Beer style'로 돌아와서...


이게 꼭 고정된 것은 아니라는 겁니다~ 

전문가와 책과 지역에 따라 약간씩 다릅니다. 그러나 대부분은 어느 정도까지 공통분모들이 있습니다.


이렇게 '누구'에 따라 스타일을 구분하는 것이 조금씩 다르다는 것은 너무 자연스러운 현상입니다. 당연합니다~ 

왜그럴까요?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가장 핵심적인 이유는 '사람'이 만들기 때문입니다. 


'와인', '커피', '위스키', '막걸리' 등 모두 '천, 지 ,인'이 중요하다고 합니다. '기후' '토양' 사람'이겠죠. 이 중...제일 중요한 것은 '사람'입니다. 왜냐하면 '사람'이 만들고 '사람'이 먹는 것이기 때문이고, '사람'의 기호와 취향은 항상 변하기 마련이기 때문입니다. 거기에 '자본'까지 합쳐진다면...


따라서 '맥주 스타일'은 컴퓨터 언어처럼 딱딱 구분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고정된 것도 아닙니다.


'Randy Mosher'는 'Tasting Beer'에서 'Beer style'이 구분될 수 밖에 없었던 몇가지 이유를 말하고 있는대요. 


'자연적인 조건' '기술의 발전' '세금' 그리고 '문화'와 같은 이유를 들고 있습니다. 


기술이 발전하지 않았던 과거, 18세기 이전까지 맥주는 양조자 자신이 처한 자연조건에 의지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홉'이 재배되지 않는 지역에서는 '홉'이 들어간 맥주를 만들기 힘들었을 겁니다. '기네스'가 유명한 아일랜드가 그 예입니다. 아일랜드에는 '홉'재배가 안되었거든요. '보리'보다 '포도'가 잘 자라는 지역에서는 '와인'이 더 유행되었지요. '보리'보다 '귀리' '호밀'이 더 잘 자라는 척박한 땅의 사람들은 '보리' 이외의 곡물을 가지고 맥주를 만들었습니다. 


맥주에서 가장 중요한 물 또한 '자연적인 조건'입니다. 지금은 과학기술로 '물'의 성질을 바꿀 수 있지만, 과거에는 그 지역의 물 때문에 어떤 맥주스타일은 그 지역에서만 만들 수 있었습니다. 체코 '필스너' 혹은 영국 버튼 온 트랜트의 '에일'이 그 예입니다.


'기술' 또한 맥주 스타일에 많은 영향을 미쳤습니다. 과거 맥주를 끓으는 vessel은 나무였다고 합니다. 당연히 물을 끓일 수가 없었죠. 이 당시에는 뜨거운 돌을 vessel에 넣어서 발효나 당화를 했다고 해요. 또한 온도가 생명인 맥주 양조에 '온도계'가 끼친 영향은 엄청났습니다. 그 전에는 정확한 온도가 아닌 사람의 경험과 감으로 맥주를 양조했기 때문입니다. 


'몰트'를 구울 때 필요한 온도조절 기술도 맥주 스타일에 영향을 미쳤습니다. 과거에는 온도 조절을 할 수 없어 몰트를 더 태우거나 덜 태웠기 때문에 다양한 스타일의 맥주를 만들 수 없었죠.





'세금'제도 역시 맥주스타일에 영향을 미쳤습니다. 영국은 맥주의 gravity에 세금을 매겼습니다. 일종의 '맥아즙'의 비중 같은 것인데요. 높으면 더 많은 세금을 매깁니다. 당연히 양조자들은 가능하면 약한 맥주를 만들려고 할 것입니다. 벨기에는 맥아즙을 만드는 'vessel' 크기에 세금을 매기는데, 따라서 양조자들은 그 vessel에 가능한 많은 양의 맥아즙과 재료를 넣으려고 하겠죠. 이러한 우리의 '제도' 또한 맥주 스타일에 영향을 미칩니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것은 그 지역의 '문화'입니다. 그 지역 사람들의 행동, 사고방식, 관습들이 '맥주 스타일'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이죠. 





당장 우리나라만 봐도, '소맥'을 위한 맛없는 맥주였던 국산맥주에서, 100% 몰트를 사용한 맥주가 나오기도 하고, 지금은 수입맥주의 소비가 증가하면서 국내 맥주회사도 '에일'과 같은 다른 스타일의 맥주를 만들려는 움직임이 있잖아요. 


맥주는 발효방법에 따라, '에일' '라거' '람빅'이라는 세가지 카테고리로 나누어 지지만, 각 카테고리 안에서는 사실 수백가지의 맥주 스타일이 가능합니다. 그만큼, 맥주는 양조자의 철학과 의도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이겠죠. 


더구나...제가 생각하는 맥주와 와인의 큰 차이가 하나 있는데, 바로 'Ingredient'(재료)의 'transport ability'입니다. 


와인은 그 지역의 포도를 이용하여 양조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와인은 포도를 가공하여 만드는 것이 아닌, 포도라는 자연물이 가장 좋은 컨디션일 때 양조해야지만 최고 품질의 와인이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물론, 포도원액을 이용해 만드는 '네고시앙'와인들이 있긴 합니다만, 보통 '네고시앙'와인은 와이너리에서 만드는 와인보다 품질이 떨어지거나 저평가를 받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물론, 안그런 경우도 있습니다)


하지만, 맥주는 '몰트' '홉' 그리고 나머지 재료들을 쉽고 저렴하게 운송시킬 수 있습니다. 몰트와 홉은 건조상태로 보관이 가능하며 압축시켜 배송이 가능하죠. 즉, 맥주는 더 이상 '자연적인 조건'에 상관없다는 것입니다. 오히려 '기술'과 '사람'이 훨씬 더 중요하게 되었죠.


당연히!!! 따라서!!! 맥주는 매우 다양한 스타일이 가능한 '음료'가 될 수 밖에 없습니다.





우리가 '스타일'이라고 부르는 것은 누가 '이 맥주는 이렇게 만들었으니 이런 스타일이야!!' 라고 정하거나 고정된 것은 없습니다. Randy Mosher는 지금 맥주 스타일은 '전통'(Tradition)과 '합의'(Consensus)에 따라 구분지어진다고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최고 전문가인 그 조차도 'Beer Style'을 다룰 때는 조심스러워 합니다. 지금까지 '합의'된 사항임을 기본으로 자신의 경험과 생각을 전제로 'Beer Style'을 구분해놓았다고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전통'은 인류의 역사와 함께 살아남은 '오랜 역사'를 가진 맥주스타일을, '합의'란 Beer competition과 같은 공인된 대회를 통해 'consensus'된 맥주스타일을 이야기 합니다.


좋던 싫던 맥주를 '즐기는' 사람은 이렇게 '전통'과 '합의'를 가진 스타일을 어느 정도 알고 있는 것이 좋은 것 같습니다. 이 이외에 새롭고 실험적인 스타일의 맥주가 나온다면 넓은 마음으로 즐기는 것도 중요하구요.


일단 Beer Style에 관심을 갖고, 그 뒤에 있는 문화 혹은 양조자의 노고를 알면...사실 '소맥'과 같은 폭탄주를 멀리하게 됩니다. 상업맥주든, 브루펍 맥주든 그 뒤에 있는 사람의 열정과 철학을 깡그리 무시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3,000cc 피쳐를 가져와 부어라 마셔라하는 것도 피하게되죠. 


'한잔'을 마시더라도 즐기면서 재미있게, 좋아하는 사람들과 소통하면서, 아니면 혼자 마시더라도 '여유'를 느끼는 소소한 즐거움을 찾게됩니다. 맥주를 마실때마다 'testing note'를 적으면서 마시는 것도 굳이 좋은 일이 아닐 수 있습니다.(물론 더 알고 싶으면 당연히 해야하는 일이죠~)


와인, 막걸리, 맥주, 위스키, 사케, 동동주든... 그 뒤에 사람이 있다는 것을 알고 즐기면, 그 자체가 '즐거움'일 것입니다. 


하루 한잔의 맥주나 와인이 즐거운 이유가 여기있습니다. 





하루종일 바쁘게 살아온 나에게 주는 '소소한 선물'이라고 할까요? 


친구들과 같이 즐기는 맥주의 즐거움도 여기있지요. 맥주는 어느 시대나 '소통'의 산물이었습니다. 5,000년 전부터요.

친구들과 '부어라 마셔라' 하는 것도 좋지만, 맥주 한두잔을 마시며 살아가는 이야기를 하는 모습...이런 모습이 진정한 '힐링'이 아닐까요?


이것이 맥주의 힘이며, 그것을 가능하게 하려면 맥주 뒤에 '인간'이 있음을 이해해야겠죠~ (물론 맥주만 그런 것은 아닙니다....하지만 희석식 소주로 그렇게 하기는 쫌 힘들겠죠 ;;)


Beer Style을 아는 것은 맥주의 뒷이야기를 듣는 것이며, 그것을 지금 만든 누군가의 '열정'을 이해하는 일입니다. 


전 이렇게 생각해유...ㅋㅋ


메모하고 외울 필요는 없겠지요. 대신, 조금 더 잉여짓을 하는 저 같은 블로거들이 정리하는 글들을 그때 그때 보면서 그냥 알면 되는 거겠죠~ 굿보이



이 횽님...다른 나라 대통령이지만....졸라 멋있어...



마지막...사족...


맥주는 꼭 '맥주 글래스'에 드세요. 맥주는 스타일에 따라 자기만의 '색깔'을 가지고 있습니다. 

병이나 캔 속에 가려진 '속살'을 감상하는 재미와 흥분~~!!


Beer glass에 대해서도 곧 포스팅 해보겠습니다~ Glass도 맥주의 문화이며 역사랍니다~


원래 이 글을 쓰려던 게 아닌데...하다보니 이렇게 되었네요. ㅋㅋㅋ


그리고...이 형님, 진짜 다시봐도 멋지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