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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er Review/Ale style

[맥주리뷰]Barrel 1 stock ale (배럴 1 스톡에일)

beergle 2020. 5. 24. 22:32

 

Barrel 1 stock ale by Braufactum / Germany

Barrel aged stock ale / 11.5% ABV

 

베럴1 스톡에일은 독일 크래프트의 대표인 브라우팍툼의 베럴 시리즈입니다. 

브라우팍툼(Braufactum)은 2010년 시작한, 아직 역사가 오랜 브루어리는 아닙니다. 하지만 모회사는 그 유명한 라데베르거(Radeberger)입니다. 프랑크푸르트 라데베르거 브루어리에 위치해 있지만, 생산시설은 분리되어 브라우팍툼만의 정체성을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10년 밖에 안되었지만 브라우팍툼의 맥주와 철학 그리고 성장은 놀랍습니다. 제가 3년전 독일에 갔었을 때도, 가장 먼저 소개받은 독일 크래프트 맥주가 바로 브라우팍툼이었습니다. 대표인 마크 라우쉬만은 각종 엘리트 코스를 밟은 사람이지만 자신만의 철학으로 멋진 맥주를 만들고 있죠.

 

barrel 1 (출처 : 윤한샘)
barrel 1 (출처 : 윤한샘)

 

베럴1은 몇년 전에 선물로 받은 맥주였습니다. 브라우팍툼 맥주는 그 전부터 마셔보고, 지금은 한국에 수입되어서 꽤 많이 테이스팅도 했지만 베럴 시리즈를 많이 마셔보지 못했습니다. 베럴 1 전에 브라우팍툼 행사에서 다른 베럴 시리즈인 아리끄(Arrique)를 마셔봤는데, 역시 훌륭하긴 했습니다.

 

냉장고에 고이 보관하고 있던 베럴1을 꺼낸 건, 독일에서의 경험이 너무 놀라웠기 때문입니다. 올해 초 독일 베를린 렘케에 갔을 때, 우연히 베럴1을 마셔보게 되었어요. 그리고 너무 멋진 모습에 놀랐습니다. 독일에서 같이 마셨던 분들은 맥주를 잘 모르시는 분들이셨는데 연신 너무 좋다고 감탄하시더군요.

barrel 1 (출처 : 윤한샘)

독일 베를린에서 마신 베럴1은 거의 완벽에 가까웠습니다. 요즘 트렌디한 베럴 에이징 맥주들이 와인이나 위스키를 담았던 베럴에 맥주를 넣어 복합적인 모습을 추구한다면 브라우팍툼 베럴1은 직접 제작한 오크베럴을 사용합니다. 브라우팍툼 맥주가 처음 담기는 베럴들이죠.

barrel 1 (출처 : 윤한샘)

일에서 오자마자 더 자세히 테이스팅하고 싶어 냉장고에서 베럴1을 꺼냈습니다. 원래 더 숙성시킬 생각이었으나, 지금이 최고의 컨디션을 즐길 수 있는 시기라 생각했어요.

barrel 1 (출처 : 윤한샘)

 

11.5%의 알코올을 가지고 있습니다. 스톡에일이기에 충분히 예상할 수 있는 알코올이죠. 

영국 맥주 스타일인 스톡에일은 높은 도수의 알코올을 의미합니다. 나무베럴에 보관해서 겨울에 오랫동안 마시는 스타일이었죠. 브라우팍툼은 베럴시리즈 맥주로 몇몇 스타일을 가지고 있는데 스톡에일과 발리와인 같은 맥주들입니다. 

 

스톡에일이나 발리와인 모두 높은 알코올 도수의 맥주를 의미했습니다. 역사적으로 모두 비슷한 스타일입니다. 지금도 마찬가지입니다. 발리와인, 올드에일, 스톡에일 사실 큰 차이점은 없다고 볼 수 있어요.

 

붉은 끼를 가지고 있는 전형적인 레디쉬 앰버(Reddish amber)입니다. 색이 거의 투과되지 않으며 헤드는 금방 사라집니다. 베럴 에이징 맥주에서 멋진 헤드를 기대하긴 힘들죠. 

 

아주 명확한 오크와 바닐라 플레이보가 세련되게 도드라집니다. 그리고 알코올 향이 부드럽게 입안을 휘감습니다. 

이후 감초(licorice)와 건포도 뉘앙스가 뭉근하게 올라옵니다. 이후 캬라멜과 쉐리와 같은 힌트가 매력적으로 혀 위를 터치하네요. 마지막으로 구운 토스트, 나무, 바닐라 향이 아주 긴 애프터테이스트(aftertaste)와 함께 남아있습니다. 

 

묵직한 단맛과 함께 꽤 강한 쓴맛이 느껴집니다. IBU50 정도로 느껴지는데, 단맛과 함께 매우 좋은 밸런스를 이루고 있습니다. 당연하지만 풀바디한 바디감과 매우 풍부하고(rich) 부드러우며(smonth & velvety) 살짝 시럽과 같은 마우스필을 가지고 있네요. 옅은 탄산감도 느껴집니다. 

 

세련되고 우아한 모습을 가지고 있는 베럴 에이지드 맥주입니다. 훌륭한 복합성과 좋은 밸런스를 가지고 있습니다. 

제가 근래 마셔본 베럴 에이지드 맥주 중 가장 훌륭한 모습을 가지고 있습니다. 다른 주종이 담긴 배럴이 아닌 자체 배럴을 통해 브라우팍툼만의 모습을 만드는 것이 매우 인상적입니다. 

 

아쉽지만 한국에서 마시기에는 쉽지 않을 듯 합니다. 독일에서 330ml에 16유로 정도 했으니 한국에서는 7~8만원은 하지 않을까 합니다. 한국이 이런 맥주를 마시는 문화가 있으면 좋은데...힘들겠죠. 베를린 브라우팍툼 플래그쉽 스토어에서 몇병 구매해 오려고 했는데, 거기서도 솔드아웃이라고 하더군요...아쉽 아쉽. ㅎㅎ

 

아리끄와 베럴1, 혹시 구할 수 있으면 꼭 경험해보세요. 프리미엄 크래프트 맥주의 정수를 느끼실 수 있을 거에요.

게다가 독일에서 만드는 맥주라 더 특별한 경험이 될 거에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