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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er Review/Ale style

[맥주리뷰] Stortebecker Polar weizen (스토르테베커 폴라 바이젠)

beergle 2020. 5. 30. 00:32

Polar weizen by Stortebecker

Eisbock weizen / 9.5%

polar weizen (sourced by beergle)

정말 좋아하는 브루어리입니다. 그런데 한국에서는 구할 수 없고, 결정적으로 이름이 어려워요.

스토르테베커(stortebeker)는 재미있는 브루어리이죠. 아이스복(eisbock)을 베이스로 재미있고 멋진 변주를 많이 만드는 곳입니다. 

 

폴라 바이젠(polar weizen) 또한 그렇습니다. 폴라 바이젠은 이름만 봐도 알코올 도수가 높게 생각됩니다. 

북극 바이젠이란 뜻으로, 이런 이름은 예전 영국에서 북극이나 남극 탐험가를 위한 맥주에서 유래합니다. 보통 아크틱 에일(Arctic ale)이라 불리는데, 극지를 탐험하는 사람들에게 제공되었던 맥주입니다. 당연히 알코올 도수가 높겠죠. 

 

높은 알코올은 탐험가들의 몸을 따뜻하게 해주기도 하고 잘 얼지도 않게 하기 위해 그렇습니다. 스토르테베커는 높은 알코올 도수를 갖는 맥주 중 하나인 아이스복을 베이스로 하기 때문에 폴라 바이젠이라는 이름은 대번에 어울립니다. 

 

아이스복의 알코올 도수는 물과 알코올의 어는 점이 다른 지점에서 얻어집니다. 0도에서 어는 물을 제거하고 알코올만 얻는 방법으로 도수를 높이죠. 아이스복은 일반적으로 알코올과 단맛이 높습니다. 한 겨울에 마시거나 디저트 맥주로 아주 제격이죠. 이 맥주는 바이젠을 이용한 아이스복입니다. 

 

황금색을 띄고 있고 바이젠인 만큼 빛이 조금 투과되는 정도(misty)의 투명도를 갖고 있습니다. 

헤드는 좋지 않고 유지력도 약합니다. 

 

아주 익은 바나나의 향입니다. 농익은 바나나가 내는 향이지요. 이어 메이플 시럽과 같은 향이 뭉근히 올라옵니다. 진짜 매려적이네요. 그리고 고오급집니다.

이후부터는 복합적인 향들이 스치듯 나옵니다. 빨간 사과, 볶은 견과류, 이스티 힌트 그리고 마지막으로 알코올이 느껴집니다. 

 

쓴맛은 매우 낮고(IBU10), 단맛은 묵직합니다. 

당연히 바디감은 매우 무겁구요. 풍부하고 부드럽고 마치 비단과 같은 매끈함이 느껴집니다. 그러나 끈적이는 느낌은 없습니다. 고급스럽고 기품있는 질감입니다. 

 

너무너무 멋진 맥주입니다. 단맛이 강하고 바디도 무겁지만 끈적이지(syruby) 않는 것이 대박입니다. 

이런 마우스필이 이 맥주를 마시기 편하게 합니다. 시럽과 같은데, 끈적이지 않은, 마치 아주 깨끗한 시럽을 마시는 것 같습니다. 

 

그냥 마셔도 너무 좋고, 핫케익, 호떡, 치즈케익과 마시면 최고의 디저트 맥주가 될 거 같네요. 꽁떼와 같은 경성치즈랑도 완전 좋을 거 같습니다. 한국에서는 구할 수 없는 맥주라서 더 아쉽네요. 이런 좋은 맥주가 한국에 들어오면 팔릴 수 있는 문화가 필요한데...언젠가...언젠가 다시 만날 수 있겠죠? ^^